기모간사소식 103(2015-03-18)
2015년 첫 소식을 전합니다. 이곳도 이제 훌쩍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봄 학기는 가을 학기와 바로 연결되어서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학기인데 마무리를 잘 해야겠지요.
2015 봄 학기(마지막 학기)
이번 학기는 논문을 쓰고 유일하게 “기독교 세계관과 성경적 영성”이라는 수업을 청강하고 있습니다. 수업의 내용 중 5주차에 “예수와 영성”이라는 주제로 2권의 책을 읽게 되었는데 한 권은 필립 얀시의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와 박 총의 “욕쟁이 예수”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조금 소개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입체적인 예수를 단면적 존재로 박제하고, 무지개 색 예수를 무채색으로 탈색해 왔다. 생명의 떡이신 그분을 통째로 먹지 않고 제 입맛에 맞는 데만 떼서 편식해 왔다. 한 번 받아들인 예수를 죽는 날까지 절대 바꾸려 들지 않는 외골수적인 태도는 한국 교회를 좀먹는 가장 고약한 벌레다.”(p. 11)
“진정한 회심은 제국에서 하나님 나라로, 인간의 도성에서 하나님의 도성으로, 로마의 삶의 방식에서 하나님 백성의 삶의 방식으로 옮겨가는 것이다.”(p. 203)
욕쟁이 예수는 우리에게 낯선 예수님의 이면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그분은 전지전능한 하나님이시면서 가장 연약한 인간 아기의 몸으로 오신 분입니다. 다윗이 전사이자 시인이었다면 예수님은 바로 투사이자 연인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천국 복음을 선포하시고 많은 이적을 베푸신 우리 예수님은 그분 자신이 주장할 수 있는 보장된 기득권을 포기하고 창기와 세리, 죄인들과 함께 하시며 기득권층의 위선에 대해서는 상소리(독사의 자식, 뱀새끼-개새끼)를 서슴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지금 우리의 교회는 이런 민낯의 예수님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기득권층의 권리를 옹호하기보다 소외된 이웃들의 눈물에 관심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학기는 졸업 논문으로 청년 대학생들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교재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입생 내지는 초신자를 위한 초급 교재와 리더들을 위한 고급 교재, 두 가지 교재를 만들려고 했는데 일단 초급 교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4-6주용의 교재를 제작 중인데 이후에 캠퍼스에서 사용 가능한 것을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를 위해서 이곳에서의 2년여 기간 동안 공부했던 내용들을 돌아보며 책을 다시금 읽고 있는데 공부한 내용들을 정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을 돌아보며
1. 쥬빌리 가족 수련회
지난 12월 31일부터 1월 1일에 쥬빌리 가족 수련회를 화이트 락에 있는 ICTC(Imitating Christ Training Centre)에서 가졌습니다.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데 차량이 시동이 걸리지 않아서 견인을 해야 했습니다. 점화 코일에 문제가 있었는데 다행히 당일 수리를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다른 장소, 다른 때에 문제가 생겼으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는데 잘 처리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가족 수련회 전체 진행을 했는데 쥬빌리 채플에는 모두 성숙한 분들이어서 레크레이션, 은사테스트, 찬양배우기, 송구영신예배, 가족별 은혜 나눔, 특별활동 등 여러 행사를 무리 없이 잘 진행했습니다.
2. 우종학, 마이클 고힌 강의
1월 12일에는 과학철학 수업시간에 우종학 교수님을 모시고 빅뱅 우주론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1월 10일 토요일에는 “과학의 도전에 응답하라”라는 제목으로 밴쿠버 갈릴리 교회에서 북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우종학 교수님의 책, 무크따(무신론 기자, 크리스찬 과학자에게 따지다)라는 책이 개정 출판되면서 창조론 논쟁이 다시금 일고 있습니다. 무신론자들이나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모두 큰 반향을 일으킬 만한 책입니다. 강의에서 우종학 교수는 과학시대에 기독교가 직면한 세 가지 도전으로 첫 번째 과학이 제시하는 우주와 생물의 역사, 두 번째 과학주의 무신론자들의 공격, 세 번째 근본주의/문자주의의 오류를 들며 어떻게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도전에 응답할지를 제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1월 28일에는 기독교 세계관 기초 수업시간에 마이클 고힌(Michael Goheen) 교수의 What time is it? Understanding the religious-worldview spirits of our age- Postmodernity, economic modernity and consumerism이라는 주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는 전반부에 근대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한 후에 후반부에 경제와 소비주의에 대한 내용을 비판했습니다.(마이클 고힌 강의) 그는 강의 후반부에 성경과 복음을 알고, 이 시대의 이야기를 알고, 구속적 긴장을 개발하고,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는 자세를 가지고, 다음 세대를 훈련하고,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고, 깊은 영성을 추구하는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서 소비주의에 물든 이 시대 속에 대조(대안) 공동체를 제시합니다.
1) 도무지 만족할 줄 모르는 세상을 살면서 만족하는 공동체
2) 즉흥적인 만족을 구하는 세상에서 인내심 있고 절제하는 공동체
3) 점점 폭력적이고 거칠고 성적인 소비시대에서 그리스도의 온유와 겸손을 가진 공동체
4) 불만족한 세상에서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공동체
5) 개인적인 자율성과 실현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에 대한 책임과 상호성을 강조하는 공동체
6) 이기적인 세상에서 이타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나눌 줄 아는 공동체
7) 겉만 치장하는 세상에서 내면의 성품을 추구하는 공동체
8) 많은 것을 낭비하는 세상에서 충성된 청지기로 사는 공동체
9) 생태학적인 부정의가 넘치는 세상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공동체
그의 지적이 지금의 이 시대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TKC MT
이곳에서 매주 화요일 한인 학생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있으면서 청년들을 만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모임은 간단하게 진행됩니다. 찬양과 몇 가지 주제에 대한 나눔과 기도, 매월 주제 강의 등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안에서 좋은 공동체를 통해서 더 깊이 하나님을 만나고 건강한 신앙, 세계관을 갖추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월 23-24일에는 MT를 View Global Centre에서 진행했습니다. 오래간만에 학생들과 유쾌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임원과 스텝으로 섬겨준 학생들의 섬김으로 참여한 학생들끼리 서로를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캠퍼스 안에서 귀한 신앙의 경험들을 나누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4. 테니스 대회
2월 27일에는 VIEW 학생들과 바쁜 시간을 쪼개서 테니스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16명 정도가 참석해서 적절하게 팀을 나누어 대회를 진행했는데 저도 군대에서 조금 쳐본 이후에 처음으로 테니스 채를 잡아봤습니다. 몇몇 분이 아주 잘 치는 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에게 배우고 있고, 이 모임을 통해서도 서로 땀 흘리며 원우들과 더 많은 교제가 있기를 바랍니다.
5. 애리조나 방문
3월 9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있는 문성원, 채소영(인하 죠이 동문)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인하 죠이 커플로 97년에 결혼해서 미국에서 공부하고 현재 애리조나에 거주 중입니다. 봄 방학을 맞아서 여행 계획을 세우다가 성원이네도 방문하고 근처의 그랜드 캐넌도 관광할 목적으로 애리조나에 가게 되었습니다. Tucson에 있는 Sabino canyon과 Antelope canyon, Grand canyon, Sedona 등을 방문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여러 지역을 돌아보며 자연의 광대함과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결이와 한솔이는 애리조나를 방문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승준, 승찬이 형과 재미있게 노는 것이 더욱 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이곳에 방문했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사진으로 증거를 많이 남겨놓았습니다. 봄 방학을 맞아 방문하게 된 우리를 위해 일주일 동안 직장 휴가까지 내서 함께 뜻 깊은 시간을 보내고 교제할 수 있어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덕분에 간사로 사역하기 전에 인하 죠이 공동체에서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지, 제가 어떻게 간사로 헌신하게 되었는지 돌아보며 함께 즐거운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달까지 논문을 마무리하고 나서는 4월 18일에 졸업식을 하게 됩니다. 2년 반 시간 동안 이곳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교회와 캠퍼스 사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서 아내와 두 아들이 귀국해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내는 서울 강서교육청 소속의 초등학교로 복직을 희망하고 있는데 올해 2학기에 복직할지 아니면 내년 새 학기부터 복직할지 아직 고민 중입니다.
기도제목
1. 3월 말까지 논문(청년대학생들을 위한 세계관 교재)을 잘 마무리하도록
2. 3월말 어머님께서 이곳에 1달 정도 방문하시는데 좋은 시간이 되도록
3. 가족들이 이곳의 시간을 잘 누리고 모두 건강하도록 / 졸업 이후에 미국 서부와 동부 방문을 계획 중인데 좋은 만남들을 가질 수 있도록
4. 귀국 후에 사역을 잘 준비하도록, 아내의 복직과 한결이의 1학년 2학기 편입
5. TKC, ACTS 원우회, Collegium 사역을 잘 마무리하고 인수인계 하도록
참고로 사진이 첨부된 소식지를 보실 분들은 제 블로그를 peterjoy.tistory.com
2015년 3월 19일 캐나다 Surrey에서
박기모 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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