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간사소식 102(2014-12-23)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요? 먼저 한해동안 여러모로 관심과 기도, 재정후원으로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 소식이 될 것 같네요. 이제 분주한 가을학기를 마치고 짧은 2주간의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솔이 프리스쿨에 갔더니 이곳은 12월 중순까지가 가을이고 중순을 지나면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겨울이라고 하더군요. 비가 오면 날씨가 따뜻하고, 날씨가 개이면 조금 쌀쌀한 정도의 기후를 보입니다. 요즘은 비가 많이 내려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학기를 마치고 미뤄두었던 “The Gospel According to Starbucks”라는 책을 한 권 집어 들었습니다. 그 책은 스타벅스와 기독교 신앙을 빗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스타벅스의 성공을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이 비싼 돈을 지불하며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단지 커피만을 마시려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문화를 즐기러 간다는 것입니다. 그곳의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 분위기를 누리며 관계를 맺는 경험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것을 EPIC으로 단순화하여 설명합니다. 즉 Experience(경험), Participation(참여), Image(이미지), Connection(관계)를 제공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교회로 하여금 이것을 통해서 배울 것을 요청합니다. 개인적으로 똑같이 따를 수는 없지만 참고할 부분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이 시대 속에서 좀 더 매력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겠지요.
가을 학기를 마치며
이번 학기는 “창조론 필드 트립”, “기독교와 문화”, “리더십” 3과목을 수강하고 “일터 신학”, “성경과 세계관(선지서)” 2과목을 청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과학과 신앙의 관계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과학을 좋아해서 과학자가, 대학에 진학해서는 화학공학을 전공해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물론 캠퍼스 사역자가 되면서 이 꿈을 접었지만 과학과 신앙의 문제는 제게 언제나 관심주제였습니다. 그래서 이곳 기독교 세계관 대학원에서 양승훈 교수님을 만난 것이 제게는 정말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80-90년도 한국의 창조과학 운동에 영향을 받아 그 내용을 열심히 공부했었는데 창조과학의 단순하고 분명한 가르침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서 이상한 부분이 늘어났고 그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지금까지 한국에서 진행되어 온 창조과학의 한계와 문제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창조과학의 모든 가르침이 문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뼈대가 되는 “우주의 창조와 지구의 연대 문제”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영역에서 아무리 바른 이야기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한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는 이들의 경우에 자신들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 검증되지 않은 논거들을 사용하고, 이것을 인용하는 이들도 이 내용이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니기에 이러한 내용을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학자적인 양심을 가지고 조금 더 현재 진행되는 연구들에 관심을 가지고, 또한 필드에 나아가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세계를 조금만 더 면밀하게 관찰한다면 할 수 없는 주장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필드 트립에서는 실제 록키의 여러 지형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맛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다음 학기 ”과학철학“ 수업에 서울대 우종학 교수님을 강사로 초빙하여 한 세션을 진행하는데 그 시간도 참 기대가 됩니다. 지난 학기에 ”생물 진화와 우주 진화 : 그 본질적 다름에 대한 논의“에 대한 논문을 쓴 적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 질문해 보려고 합니다.
“기독교와 문화”에서는 “동성애 품어야할 이웃인가? 싸워야할 적인가?“라는 주제로 Presentation을 진행했습니다. 올해 9월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IVF가 차별금지법을 위반(동성애자를 리더로 세울 수 없다는 주장)했다는 이유로 학교로부터 제명되었는데 이러한 사태가 한국 사회에도 언젠가 다가올 것이기에 이것을 준비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리더십”수업을 통해서는 개인적인 삶과 사역, 은사와 강점을 돌아보고 향후 리더십 개발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서 개인의 은사와 강점을 개발하는 것뿐이 아니라 이것을 공동체적으로 제대로 파악하고 이것을 적용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배운 내용들을 이후의 사역의 자리에서 잘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곳 VIEW는 지난 학기에 이어서 이번 학기에도 신입생들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교수님들도 더욱 의욕이 넘치셔서 수업의 질도 더 높아지고 있답니다.(물론 학생들의 부담은 날로 커져가는 것이 사실이지요. ㅋㅋㅋ) 2015년 봄 학기에는 마이클 고힌, 우종학, 가을 학기에는 로날드 사이더, 2016년 봄 학기에는 데이빗 노글이 VIEW에 오시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저로서는 아쉽지만 북미주의 좋은 강사들에 저희 세계관 강의에 오신다니 참 기대가 됩니다.
11월 18일은 VIEW DAY
올해로 VIEW는 16주년이 되었습니다. 이곳 밴쿠버 TWU 안에서 기독교세계관대학원을 시작한지 16년이 된 것입니다. 매년 이것을 기념해서 채플을 드리는데 ACTS의 채플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함께 예배드리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평신도 신학과 일터 신학의 전문가이신 폴 스티븐스 교수님께서 메시지를 전해주셨습니다. 이곳의 여러 학생들이 이번 학기 가장 인상 깊은 메시지 였다고 하더군요.
이번 학기도 학교에서는 대학원 원우회 임원으로, 콜리지움의 도우미로 섬겼습니다. 임원의 중요한 역할은 학생들이 지원한 initiatives를 심사/집행하고, 원우회 주관 행사들을 진행하고 학교의 여러 회의들에 참석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합니다. 한국과는 다른 일 처리 방식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12월 2일에는 원우회 주관하에 Christmas Banquet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대학원 원우들과 교수, 스텝들을 모두 초대해서 함께 식사를 하고 교제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콜리지움은 ACTS 건물 안에 있는 카페로 학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음료를 준비해주거나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 번 와본 분들은 너무나 좋아하는 공간이지요. 그리고 이번 학기에는 TKC(트리니티 한인학생 모임)은 수업이 겹쳐서 제대로 참석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리더들과 의욕적으로 다음 학기 사역을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다음 학기 캠퍼스 안에서 서로를 위해서 중보하는 모임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내년에 귀국할 것을 결정하고 나니 이곳에서의 시간이 조급하게 느껴집니다. 얼마 남지 않은 동안 이곳에서의 삶을 좀 더 누리고 경험해야하겠다는 생각이 그러한 조급함을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작년 할로윈은 조용하게 지나갔습니다. 올해는 조금 고민하다가 아이들에게 이런 문화도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요란한 할로윈 장식들 속에서 “Trick or Treat!”을 외치면서 집집마다 방문하는 어린이들 환대하며 캔디를 나눠주는 모습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인근의 한인 교회에서 진행하는 “Hallelujah Night”라는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할로윈의 대항문화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즐거운 시간을 교회에서 준비해 주었습니다.
한결이와 한솔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귀국하기 전에 이곳을 좀 더 누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11월부터 수영과 스케이트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물속에 머리를 집어넣는 것도 무서워하고, 스케이트를 신고 걷는 것도 힘들어했었는데 이제 물도 좋아하고, 스케이트도 제법 타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1월부터 새로운 텀을 시작하는데 흥미를 잃지 않고 잘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한솔이는 아직도 프리스쿨에 엄마 없이 혼자 갈 때 가끔 울먹이기는 하지만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는 것과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을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면서 귀한 만남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가능한 다양한, 많은 분들과 교제를 나누려고 노력하는데 학기 중에 바빠서 초청하지 못했던 여러 가정들을 요즘 집에 초대하여서 식탁의 교제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내가 기쁘게 잘 준비해주어서 벌써 참 많은 가정들을 초대했고 초대할 예정입니다. 서로 함께 이 길을 가면서 하지만 다양한 부르심을 따라서 나아가는 원우들의 가정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양하게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됩니다.
내년(2015년)을 기대하며
저희 가정은 이곳에서의 공부를 내년 봄 학기로 마치고 여름에 귀국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내년 봄 학기에 논문만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죠이선교회 안에서 학원사역부와 사역연구소를 맡게 되었습니다. 일단 1월 1일부로 발령은 내고 8월부터 사역을 시작하기로 잠정적으로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배운 것들을 캠퍼스 사역의 현장에서 잘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저 자신이 먼저 잘 준비되고 현재 캠퍼스 상황을 잘 이해하고 적용해낼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내도 내년에 귀국해서 바로 학교로 복직을 할지 다음 해에 복직을 할지 고민 중입니다. 환경과 상황을 잘 고려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기도제목
1. 가족들이 이곳의 시간을 잘 누리고 모두 건강하도록
2. 봄 학기 논문 작성을 해야 하는데 자료조사를 잘 할 수 있도록
3. 이곳에서 더 좋은 만남들을 가질 수 있도록
4. 내년 귀국 후의 사역을 잘 준비하도록
참고로 사진이 첨부된 소식지를 보실 분들은 제 블로그를 peterjoy.tistory.com
2014년 12월 23일 캐나다 Surrey에서
박기모 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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