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간사소식 101(2014-11-6)
3개월 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방학을 마무리하고 새 학기를 시작하고 나서 조금은 분주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새로운 학기, 학생으로서의 시간을 만끽하다보니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게 지나갔습니다. 화창한 여름이 지나고 이제 우울한 밴쿠버의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10월부터는 거의 매일 비가 온답니다. 그렇게 많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줄기차게 내리지요.(많은 사람들이 날씨로 인해서 겨울이 되면 우울증에 시달리곤 합니다.) 우울한 날씨 때문에 가능하면 밴쿠버는 여름에 오는 것이 좋답니다.
저는 이제 4학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번 11월이면 이곳 캐나다에 온지 만 2년이 되네요. 꿈같은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1) 가족 여행
지난 여름 록키와 엘로 스톤으로의 2주간의 가족여행을 잘 다녀왔습니다.(8/4-15) 이곳에 온 첫 여름에는 분주해서 이런 시간을 가지지 못했는데 이번 여름이 아니면 힘들다고 생각되어서 조금은 무리한 일정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록키는 저희를 포함해서 3가정이, 엘로 스톤은 2가정이 함께 갔습니다.(함께 간 목사님이 일정을 너무 잘 짜서 저는 따라만 다녔습니다.) 일정의 절반은 캠핑을 하고 절반은 모텔에서 숙박을 했는데, 캠핑을 통해서는 록키와 엘로 스톤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다양한 숙박시설들에서는 재충전(세탁과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에서 록키를 보면서 왜 사람들이 록키에 이토록 열광하는지 조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작품이 나올 정도로 장관인 절경들이 즐비했고, 잘 준비된 캠프 사이트에서의 시간은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할 정도로 멋졌습니다.(캠프 파이어와 많은 야생의 동물들)
그런가하면 엘로 스톤에서는 록키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록키에서 엘로스톤까지 국경을 넘어 자동차로 달려가면서 왜 캐나다와 미국이 축복받은 땅인지를 실감했습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초원과 목장들, 산 하나를 넘으면 전혀 달라지는 기후와 자연을 보면서 너무 부러웠더랍니다. 특히 엘로 스톤에서는 곰을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설마 설마했는데 저녁 식사 후에 바로 저희 텐트 옆으로 곰 한 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지나갔습니다. 5m도 안되는 근 거리에서 곰을 보면서 스릴을 느끼며 야생의 자연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마지막 날에는 포틀랜드 근처의 유진에 사는 인하 죠이 후배 부부(박근재, 김자경) 집에 들러서 하루를 묵고 왔습니다. 오래 전 캠퍼스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학생들을 이렇게 타국에서 만나서, 그들이 JOY Spirit대로 살아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고 반가왔습니다. 내년 귀국하기 전에 미주지역의 동문들을 한번 만나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볼까 합니다.
2) 두 아들 이야기
한결이는 이곳에서 Grade 1, 한솔이는 pre-school과 strong start를 다니고 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그래도 잘 지내는 두 아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한솔이는 이전에는 strong start만 엄마와 다니다가 지난 9월부터 주 3일 pre-school에도 다니는데 처음에 갈 때는 엄마와 떨어지는게 싫어서 매번 울더니 이제는 울지 않고 씩씩하게 다닙니다.(물론 가끔 울 때는 있습니다.) 아내가 8:30-11:20까지 strong start를 함께 갔다가 12:30-2:30까지 pre-school에 데려다 주었다가 데려오는 일을 거의 도맡아서 하고 있는데 요즘은 비가 많이 와서 어려워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꾸준히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 자체가 고맙고 대견합니다.
그리고 지난 학기 까지는 아이들에게 따로 시키는 것이 없었는데 돌아갈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을 위해서 뭔가 더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번 주부터 수영과 스케이트 레슨을 받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이곳에서의 시간을 잘 누리며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이번 학기 수업
학생이니 지금 제 가장 큰 관심사는 공부입니다. 이번 학기는 3개의 과목(창조론 필드트립, 기독교와 문화, 리더십)을 수강하고 2과목(일터신학, 성경과 세계관)을 청강하고 있습니다.
“창조론 필드트립”은 4박 5일간 록키와 드럼헬러(공룡박물관)를 답사하면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 자연을 창조하셨는지를 실제로 보고 배우는 시간입니다. 이미 이번 여름 가족 여행을 통해서 록키의 광대함과 아름다움을 깊이 경험했었지만 다시 한번 방문하면서 전혀 다른 록키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록키의 첫 방문이 그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보고 경탄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필드 트립을 통해서 그 아름다움 뒤에 숨겨져 있는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읽어내는 것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모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배움을 통해서 보이게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독교와 문화“는 Heavy reading seminar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주 읽어야할 책들이 부담스럽지만 과거 고전으로 이름만 들어서 알던 그런 책들을 직접 읽고 발제하면서 머릿속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있습니다. 어떤 책은 읽어도 읽어도 전혀 이해되지 않기도 하고 어떤 책은 읽으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은 신대원 출신 목사님들이 웨이브 받지 못하는 이곳 ACTS의 과목 중의 하나인데 ACTS가 지향하는 12개의 리더십 철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강의 뿐만 아니라 이 수업도 좋은 책들을 통해서 많은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강점혁명」이라는 책에서 자신의 강점을 검사하는 도구가 있는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34가지의 강점 테마 중에 저는 성취, 배움, 존재감, 집중, 신념 테마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수업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저 자신을 잘 돌아보고 온전한 리더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외에 “일터신학”은 폴 스티븐스 교수님이 한 주간 직접 강의를 해주셨는데 평신도 신학과 일터 신학의 대가이신 노교수님께서 정말 열정적으로 성실하게 강의를 해주시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은혜를 받았습니다. 자신이 가르치는 대로 살아내시는 그 모습이 모두에게 은혜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성경과 세계관” 수업은 구약의 예언서의 내용을 주해하면서 세계관적 적용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수업입니다. 전성민 교수님께서 구약을 전공하신 분이라 좀처럼 보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예리하게 분석하고 설명해주시는데 목회자들에게 깨달음이 많은 시간입니다.
이곳에서 이제 4학기를 보냈고 이제 마지막 논문학기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배우고 가고 싶어서 매학기 무리하면서 청강을 하고 있는데 배움뿐만 아니라 좋은 교수님들과 동역자들과의 만남 자체도 제게는 큰 도전이 된답니다.
귀한 만남들
지난 여름에 귀한 만남들을 가졌습니다. 미국 조지아에 있는 이한승, 오주은 부부가 오영환 목사님을 방문하러 들르면서 저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지금은 커피 MBA의 대표로 섬기는 최영하 형제의 방문도 있었습니다. 애드먼튼에서 코스타 강사로 오면서 제가 있는 밴쿠버에서 한 주간 함께 있으면서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덕분에 밴쿠버와 시애틀의 유명한 카페들을 함께 돌아보기도 했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영하 형제의 삶 가운데 커피라는 도구를 통해서 일하고 계신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 사역자보다 더욱 열심히 사역하는 모습에 많은 도전을 받았고 그의 꿈이 하나님의 선교에 잘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에 제가 공부하는 VIEW에 JOY 선교회 후배인 황선관 간사가 신입생으로 입학했습니다. 입국하는 날 시애틀에서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으로 이곳의 첫날을 보냈는데 우여곡절 끝에 좋은 집과 차를 구해서 이제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주변의 많은 분들이 “내년에 정말 돌아갈꺼냐?“라고 물으십니다. 이곳에서의 삶에 익숙해지면(자녀들의 학교 문제, 분주하지 않은 삶) 돌아가기가 쉽지 않아서 더욱 그런 질문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올 때부터 돌아갈 것을 작정하고 왔는데 이제 어느덧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통해서 잘 섬길 수 있는 사람으로 준비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적절한 자리에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기도제목
1. 학기를 잘 마무리하도록(수업과 과제들 마무리)
2. 가족들이 이곳의 시간을 잘 누릴 수 있도록, 자녀들의 건강
3. 무릎 통증이 사라지도록
참고로 사진이 첨부된 소식지를 보실 분들은 제 블로그를 peterjoy.tistory.com
2014년 10월 6일 캐나다 TWU에서
박기모 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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