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9(PIGGY DREAM)
“소비의 거대한 세포분열이 시작된다”, “이제 마케팅하지 말고 컨셉팅하라”
1. Play the Concept(컨셉을 연출하라)
그냥 좋아서는 안 된다. 컨셉이 있어야 한다. 가성비나 품질보다 컨셉이 화두가 된 시대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컨셉을 연출하는 ‘컨셉러’를 자처하며. 직관적인미학. 순간적인 느낌. 가볍고 헐거운 컨셉에 빠르게 반응한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열광하는 소비자에 맞춰. 많은 기업들 역시 호응받을 수 있는 컨셉 개발에 열심이다.
컨셉에 죽고 사는 ‘컨셉살이’ 소비자들은 셀카 한 장도 특별한 상황을 만들어 찍기위해 자신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테마가 있는 전시회나 특별한 이벤트를 찾고 있다. 컨셉은 자신만의 특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디지털 세대가 바로 반응하는 것은 짧고 재미있는 컨셉이다. 이제 기업들은 자기만의 컨셉을 가지고 고객들과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이해보다 가벼운 터치와 직관적인 감성이 소비자의 마음을 열 수 있다, 구매의 근거가 이유에서 컨셉으로 바뀌고있다. 마케팅하지 말고 컨셉팅하라.
2. Invite to the ‘Cell Market’(세포마켓)
유통이 세포 단위로 분화하고 있다, 수많은 1인 사업자들이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SNS에서 정보와 상품을 팔고 1인 크리에이터들은 자기만의 콘텐츠를 모바일 라이브로 방송한다. 이들은 기존의 대형 유통 기업이나 방송사들과 협업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 이런 트렌드의 배경에는 세포 단위의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의 ‘세포마켓Cell Market’. 소비자가 직접 판매한다는 의미의 ‘셀슈머Sellsumeer’가 있다. 이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기만족을 추구하면서 유급 생산을 하며 자신의 SNS에서, 영상 기반 플랫폼에서. 혹은 전통적인 유통에서도 ‘새판’을 만든다. 세포마켓의 발달은 여러 가지 요인의 복합적인 산물이다. 우선 플랫폼이나 결제 기술이 발달하면서 개인의 유통시장 진입이 극도로 쉬워진 점을 들 수 있다. 취업은 어렵고 자영업은 고전하는 상황에서 여러 직업을 수행하는 ‘N잡러’가 소비자를 직접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SNS채널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세포마켓은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인 것만큼은 분명하지만 소비자 기만으로 인한피해나 유해 콘텐츠와 같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마켓의 발전을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세포마켓의 도약을 위해 다양한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3. Going New-to(요즘옛날, 뉴트로)
복고는 수시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트랜드이지만 '트랜드 코리아 2019'는 이를 '돌아온 복고 레트로Retro'가 아니라 '새로운 복고 뉴트로New-tro’라 명명한다. 레트로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지난날의 향수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모르는 1020 세대들에게 옛것에서 찾은 신선함으로 승부한다. 뉴트로는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질은 유지하되 재해석을 통해 현대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뉴트로는 재현이 아니라 해석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뉴트로 트랜드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상충하는 두개의 가치를 접목하며 독특한 스토리와 감수성을 낳고 있다. 젊은 층이 과거의 콘텐츠를 찾는 것은 본인들이 경험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색다름’에 끌려 과거를 뒤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향수와 새로운 경험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2019년뉴트로 감성은 추억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습을 띠고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4. Green Survival(필환경 시대)
친환경이 아니라 필환경이다. 그동안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하면 좋은 것 혹은 자신의 개념을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필환경의 시대다. 재활용 플라스틱 대란은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에 관한 정책 변화와 더불어 실제 우리 삶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프리사이클링precycling과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운동이 펼쳐지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함께 기업들의 친환경 캠페인도 확대되는 추세다. 패션에서도 환경과 자원을 생각하는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 바람이 거세다, 새활용을 의미하는 업사이클링upcyding은 고정관념을 깨며 제품을 리디자인 redesign한다. 필환경은 동물에 대한 잔인함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눈을 돌리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 제품으로 이어진다. 채식주의는 확장된 형태의 비거니즘veganism 운동으로 발전하며 프리덤푸드freedom food를 강조하는 동물복지는 인간과 동물의건강한 생태적 공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 될 것이다.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 시대로 이동하면서 자원과 환경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대와 협력. 그리고 소비자들의 작은 실천이 필수적이다. 친환경 트렌드에서 필환경시대로 이행하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2019년.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환경지향 소비가 질적 • 양적으로 모두 성숙하게 자리 잡는 한 해가 될 것이다.
5. You Are My Proxy Emotion(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
자기 감정을 스스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나 화났다"는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고. 읽을거리를 복사해 올리면서 "나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는 안부를 전한다. 연애나 여행은 액자형 관찰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신 경험하고. '대신 욕해주는 페이지'에 들어가 차오른 스트레스를 푼다. 본능적이고 삶에 필수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다. 사람들은 ‘감정대행인’을 보며 본인이 실제로 그 감정을 경험하는 듯한 대리 만족을 느끼고,‘감정대변인’을 통해 복잡한 감정을 대신 전한다. 그리고 본인의 상황에 맞춰 감정을 큐레이션해주는 ‘감정관리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한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가까이 상호작용하며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더 힘들어하는 디지털 원주민들, 온갖 걱정을 안겨주고 동시에 행복을 강요하는 감정 과잉 사회 속에서 정작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진 사람들이 감정대리인을 찾고 있다. 이처럼 현대인의 약해진 감정 근육을 보살피고 키워줄 존재가 필요해진 시대에 체험경제는 이제 감정경제로 진화 중이다.
6. Data Intelligence(데이터 인텔리전스)
데이터가 넘쳐나는 오늘날에도 기업은 고객의 니즈를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고객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실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따라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 관련 자료를 기초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족집게처럼 파악해내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데이터를 정보로 정보를 지식으로, 지식을 지혜로 향상시킬 수 있는 통찰이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인공지능에서 데이터 지능으로 다시 한번 진화한다. 데이터 인텔리전스의 핵심은 인공지능으로 빅데이터틀 식별 • 분석하는 기술을 적용해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역량이다. 이러한 데이터 주도형 의사결정을 '데이터data’와 결정을 뜻하는 영어 단어 ‘decision’을 합친 새로운 용어인 ‘데시전dacision’이라고 부를 수 있다.
데시전은 의료 • 엔터테인먼트 • 어뮤즈먼트• 미용•패션 •물류•금융 •공공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승자가 결정된다. 우리는 의사결정 패러다임의 모멘텀이 바뀌는 그 순간 '데시전 포인트'에 와 있는 것이다. 이제 데이터가 말하게 하라.
7. Rebirth of Space(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공간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유통 공간이 카페로 도서관으로 책방으로 강연장으로 전시회장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중이다. 현대의 소비 공간은 카멜레온이 주변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색깔을 바꾸듯 변신한다는 면에서 ‘카멜레존Chamele-zone’이라 부를 수 있다. 카멜레존이란 특정 공간이 협업 • 재생 • 개방 • 공유 등을 통해 본래 가지고 있던 하나의 고유 기능을 넘어서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트랜드를 말한다. 공간의 재탄생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다른 업종과 컬래버레이션을 하기도 하고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하며. 첨단 IT기술을 장착해 온라인과 보완관계를 추구하기도 한다. 나아가 도심의 낡은 시설을 재생하거나 공유 공간을 탄생시킴으로써 전에 없던 공간을 창출한다.
온라인으로 고객을 빼앗긴 오프라인 매장들은 다양한 혁신이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생존이 절실한 실정이다. 세대를 막론하고 새로운 체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막상 밖에 나오면 갈 곳이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으로 컨셉을 표현하고 개념을 새롭게 해석하고 기술과 융합하여 공간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잡아먹고 있다고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일자리 창출의 핵심 동력이고 활용 방법에 따라 그 효용과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동선과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현장에서의 우연성을 높이고 사람들을 탐험하게 하라. 온라인과의 경쟁 속에서 오프라인은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것. 실제로 그 장소에 가야만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 공간은 액정 화면보다 매력 있다. 침체된 공간을 재탄생시켜 새로운 활력을 모색할 때다.
8. Emerging ‘Millennial Family’(밀레니얼 가족)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 엄마가 변한다. 밥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주고 남는 시간은 자신이 예뻐지는 데 투자한다. 엄마만의 변화가 아니다. 탈며느리 • 탈시부모를 선언하고 전통적인 고부 갈등은 장서 갈등으로 모습을 바꾼다. 이러한 가족을 우리는 '밀레니얼 가족’이라 부른다. 어릴 때부터 물질적 안정과 디지털 기술의 수혜를 받고 여전히 베이비부머 세대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해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산업에도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들은 집안일을 가성비 있게 처리하고,부부 사이엔 동반자적 의식을 지니며. 개인의 취미와 성취를 중시해 자기계발에 열심이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제 가정은 절대적인 희생의 대상이 아니라. 대충의 만족을 추구하는 적정 행복’의 장소다. 20세기의 가족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신종족. 21세기형 밀레니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은 향후 다른 세대로 확산되어 한국 소비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9. As Being Myself(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남의 눈길은 중요하지 않다. 나만의 시선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흔히 한국 소비자는 타인지향성이 강하다고 알려져왔지만, 이제 자기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켜가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나랜드에 사고 있는 '나나랜더’들은 남의 시선. 사회의 통념에도 굴하지 않는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기성세대가 의미 있다고 했던 삶에 반기를 들며 자신만의 무민無mean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나나랜드를 찾고 있는 이들은 '다름’에 대한 수용력과 타인에 대한 인정과 이해도 또한 높다. 자연스레 개개인의 '다양성’을 매우 중요시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이나 획일적인 규범을 거부한다.
‘나나랜드’는 진정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정착한 기회의 땅이다. 이들은 기존의 아름다움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멋을 추구하며 때로는 못생기거나 약간 모자란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호를 가진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좀 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획일화된 규범과 관습을 거부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즉. 기존의 통념과 고정관념을 깨는 ‘신박한’ 아이템이 ‘나나랜더’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다.
2019년, 새로운 기회의 땅 '나나랜드’를 개척할 자, 과연 누가 될 것인가?
10. Manners Maketh the Consumer(매너소비자)
직원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갑질이 늘어나면서 블랙 컨슈머(악성 소비자》와 고객 갑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 경쟁이 과열되면서 근로자들의 '감정노동 보호’ 논란도 심화되고 있다. 고객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종을 요구받는 이들은 심리적 부조화를 겪는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에 시달리며 정신 건강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생산과 유통 현장에서 고객에 대한 무조건적인 친절을 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 매너와의 균형을 도모하는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이 중요 의제로 부상할 것이다. 온라인 카페 등의 신권력 소비집단의 갑질 문제를 비롯해 노쇼No Show와 오버투어리즘Over Tourism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매너 있는 소비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갑질의 문화적 뿌리를 이해하고 이를 개선하며 신뢰 기반의 호혜적 거래관계를 확립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업은 대응 매뉴얼의 정착을 통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불합리한 소비자 비매너를 차단해야 한다. 앞으로 소비자 매너의 고양과 워커밸의 진정한 구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공적 •사적 영역에서 이어질 것이다. 매너가 소비자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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