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간사소식 92(2013-3-18)
"비과학적이라는 말을 오류라는 말과 동일시 하거나 과학적이라는 말을 진리라는 말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진화의 과정은 과학적 방법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진리가 아니며, 창조의 과정은 과학적 방법으로 연구될 수 없지만 진리이기 때문이다. 과학적 방법은 과학적 진리를 찾는 데는 유용하지만 다른 분야의 진리를 찾는 데는 제한된 유용함만 있기에 오늘날 모든 지식을 과학적 지식으로 환원시키려는 과학 만능의 풍조를 경계해야 한다. 많은 창조과학자들이 간격의 하나님(God-of-the-Gaps)을 주장한다. 이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생명체의 존재를 설명하다가 설명할 수 없게 되면 그 논리적 간격을 메우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언뜻 하나님을 굉장히 높이는 듯 보이지만 하나님을 기적의 세계, 인간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에나 계시는 분으로 격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이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창조질서를 통해서 지금도 만물을 붙드시고 운행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인과율을 만드신 분이기 때문에 그것에 매여계시지 않고 개방체계 내에서 역사하시는 분이다. 성경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며, 주권적이시면서 또한 인격적이시며, 우리 마음속에 계시면서 또한 이 우주를 초월해 계시며, 논리를 무시하지 않으시면서 또한 인간의 논리 속에 갇혀계시지 않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과학 안이나 바깥이 아닌, 과학을 만드시고 과학 위에 계시는 분이다"(양승훈, 프라이드를 탄 돈키호테중에서).
지난 주로 이번 학기 수업을 마쳤습니다. 수업이 마쳤다고 학기 일정이 모두 마쳐진 것은 아니고요, 각 수업마다 Paper가 남아 있습니다. 원래 이번학기 신청한 수업은 11학점으로 5과목입니다. 그런데 욕심을 부려서 몇 과목을 청강하고, 학점에는 포함되지 않는 Pronunciation 과목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업마치고 계산해보니 18학점의 수업을 들었더군요. 첫 학기라 좀 무리해봤습니다.
제가 수강한 내용은 Research Strategies, Worldview and Education(세계관과 교육), History & Philosophy of Science(과학의 역사와 철학), Philosophical Foundation of Worldview(세계관의 철학적 기초)라는 과목입니다. 그리고 청강한 내용이 Marriage and Family Counseling(결혼과 가족 상담), Theology of the Believer’s Church Tradition(신자교회 전통의 신학)입니다. 각각의 수업들에서 상당한 양의 Reading과 paper들이 있어서 공부하기가 만만하지는 않지만, 어려운 만큼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지적인 도전들이 있어서 여러 가지로 매우 흥미롭습니다.
최근에 들은 철학과 과학사 수업은 저의 지적인 한계를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공학도 출신으로 인문학적인 배경이 너무 적어서 세계관의 철학적 기초라는 수업은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철학자들의 사상적 배경을 읽어내기도 힘들더라구요. 이 과목은 현재 한동대에서 가르치시는 최용준 교수님께서 오셔서 해주셨는데 아브라함 카이퍼와 도여베르트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시고, 유럽 교회의 전통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셔서 많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지난주로 마친 과학사는 이곳을 책임지시는 양승훈 교수님이 진행해 주셨습니다. 물리학을 전공하시고 한국 창조과학회 창립때부터 함께하시다가, 젊은 지구론의 내용이 현대 과학의 이론과 전혀 맞지 않아서 창조교학회를 나오셔서 현재 이곳 캐나다 VIEW에서 세계관 운동을 하시면서 다중격변창조론을 연구하고 계십니다. 이 과학사 과목은 초대교회로부터 지금에 이르는 많은 철학자, 과학자들의 과학에 대한 견해와 현대의 과학의 흐름속에서 어떻게 학문의 제사장으로 살아낼 수 있는지, 하나님이 이 땅의 창조주이심을 온전히 어떻게 고백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 다윈의 놀라운 과학적 발견과 그들의 이론의 배경에 어떤 사상적인, 신앙적인, 사회적인 배경들을 아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성경을 해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법칙만을 보면 매우 딱딱하고 메말라 보이지만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느끼게 됩니다.
같이 수업을 들으시는 분들중에는 사역을 오래해오던 목회자들도 있고 일반 평신도분들도 있어서 배우는 분들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각자의 전문분야도 다르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로 다양한 인사이트를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내려놓고 새로운 부분들을 많이 들으려고 합니다. 어떤 부분들은 많이 불편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들도 있는데, 일단은 많이 듣고 이후에 이 내용들을 제 안에서 정리하면서 소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공부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서 머리로가 아니라 엉덩이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면서 JOY Spirit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기는 삶, 함께 공부하는 학우들이 함께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면서 노력중입니다. 노력의 일환으로 신입생들이 힘들어하는 Research 수업을 도와주고 수업중에 노트필기를 제 블로그에 올려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수업하면서 노트필기를 아주 열심히 한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제가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안 그러면 피곤해서 졸 것 같아서요.(제가 얼마나 잘 조는지 아시는 분들은 아시지요???) 두 번째는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아내는 그러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고 핀잔을 주기도 하는데 함께 기쁘게 공부하고 생활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아내의 변화(?)
제가 열심히 공부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역시 제 아내입니다. 수업도 없는 날, 도시락 싸들고 가깝지도 않은 학교를 오가는 저를 묵묵히(?) 도와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집안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많이 힘들어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외식을 하기는 너무 부담스러워서 매끼 집에서 식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해보지 않은 새로운 반찬을 만들고 음식을 하는 것이 어색하고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주 훌륭하게 잘 한답니다. 이런 놀라운 재능을 그동안 숨겨두고 있었는데 이제 그 재능이 놀랍게 발휘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계속 수업 때문에 학교에 가느라고 많이 놀아주지 못하는데 이제 좀 만회하려고 합니다.
지난 번에 말씀드렸지만 학교까지의 거리가 왕복 130km나 됩니다. 그래서 계속 칠리왁에 살아야할지,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해야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학기 지내보니 오가는 시간도 시간이고(왕복 2시간), 기름값도 꽤 많이 들어서요. 잘 알아보고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는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간 수업도 많고 제가 할 수 있는 마땅한 일이 없어서요, 그래서 일단 여름방학기간동안 학교 아르바이트를 신청해 놓았습니다. 적절하게 잘 구해지기를 바랍니다.
기도제목
1. 남은 논문(4과목)을 잘 마무리하도록
2. 학교 오가는 중에 피곤하지 않도록
3. 학교와 교회에서 잘 섬길 수 있도록
4. 내일부터 진행되는 Youth Kosta(3/19-21, 교회 청소년들 6명 참석)
5. 기도와 재정의 동역자들이 더 많이 세워지도록
2013년 3월 18일 캐나다 TWU에서
박기모 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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