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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제시한 키워드는 ‘RABBIT JUMP’이다.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는 검은 토끼의 해라고 설명한다. 아래의 내용은 트렌드 코리아의 요약 내용을 중심으로 캠퍼스 사역의 환경에서 함께 고민할 내용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다.
3년간의 팬데믹의 출구에서 여러 경제적, 지정학적인 위기속에서 회복 or 침체로 나아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격변의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것은 격변 자체가 아니다. 지난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The greatest danger in turbulent times is not turbulence, but to act with yesterday’s logic).”(피터 드러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이 선박의 존재이유는 아니다. 거센 풍랑이 예고되는 2023년이지만 어쩌면 그 위기가 우리의 근본부터 다시 돌아보게 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기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문제다.
2023 10대 키워드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평균 실종)
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오피스 빅뱅)
Born Picky, Cherry-sumers(체리슈머)
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인덱스 관계)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뉴디맨드 전략)
Thorough Enjoyment: 'Digging Momentum’(디깅모멘텀)
Jumbly Alpha Generation(알파세대가 온다)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선제적 대응기술)
Magic of Real Spaces(공간력)
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네버랜드 신드롬)
1. 평균 실종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이 사라지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집단을 대표하는 평균값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대푯값으로서 평균이 의미 있으려면 해당 모집단이 정규분포를 이뤄야 하는데,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분포의 정규성이 크게 왜곡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이 기준을 상실하는 경우는 1) 양극단으로 몰리는 '양극화', 2) 개별값이 산재하는 'N극화', 3) 한쪽으로 쏠리는 '단극화'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평균 실종' 트렌드의 배경은 구조적이고 추세적이다. 자본주의는 태생적으로 부익부 빈익빈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속성을 지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넘도록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사회·교육·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가속화됐다. 각종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준거집단이 다원화되고 개인 맞춤화 경향이 강해지는 가운데 시장의 전형성이 사라졌고, 규모의 효율에 극도로 좌우되는 플랫폼 경제와 경쟁의 외연이 넓어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발달하면서 승자독식의 쏠림이 심화됐다.
평균 실종 트렌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엄중하다. 평균으로 표현될 수 있는 무난한 상품, 평범한 삶, 보통의 의견, 정상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정규분포로 상징되는 기존의 대중(mass) 시장이 흔들리며, 대체 불가능한 탁월함. 차별화·다양성이 필요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은 다음 세 가지 중 하나 일 것이다. 양극단의 방향성에서 한쪽으로 색깔을 확실히 하는 '양자택일' 전략, 소수 집단(때로는 단 한 명)에게 최적화된 효용을 제공하는 '초다극화' 전략, 마지막으로 경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생태계(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승자독식' 전략이다. 평범하면 죽는다. 특별해야 한다. 평균을 뛰어넘는 남다른 치열함으로 새롭게 무장할 때 불황으로 침체된 시장에서 토끼처럼 뛰어오를 수 있을 것이다.
- 정규분포가 사라지고 양극화, N극화, 단극화로의 변화
-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화로 개인 맞춤 시대이다. / 평균주의의 시대는 지났고 개개인성의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2. 오피스 빅뱅 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
우리의 일터가 송두리째 달라지고 있다. 인재가 떠나가고, 조직 문화가 바뀌며, 노동 시장의 시스템이 변하고 있다. 일을 둘러싼 변화가 매우 폭발적이라는 의미에서 이를 '오피스 빅뱅(office Big Bang)'이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오피스 빅뱅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현상은 퇴직 열풍이다. '대사직 시대'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요즘, 한국에서도 이직이 경력 관리의 수단이자 직장인의 로망이 됐다. 이직과 퇴직 열풍 속에서 인재를 지키려는 조직 차원의 시도 역시 주목받고 있다. 연봉이나 성과금 인상은 기본, 젊은 직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세부적인 복지가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경험한 재택근무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원격근무 지원, 거점오피스 제공, 워케이션 기회 마련 등 물리적 공간의 변화도 작지 않다. 나아가 조직에 속하지 않는 제도권 노동도 증가하고 있는데, 디지털화로 인한 플랫폼 노동자와 슈퍼 프리랜서 규모의 증가세가 심상찮다. 긱 경제는 조직에서 이탈한 퇴직러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으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도 성장하는 추세다.
오피스 빅뱅의 원인은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노동자들이 새로운 업무 방식에 적응했을 뿐만 아니라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임금노동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새로운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으로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고 여기는 조직 동일시가 "조직의 성장보다 나의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으로 변화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앞으로 오피스 빅뱅은 직장 내에서 그치지 않고 개인·조직·시장의 변화를 연쇄적으로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일은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용기가 절실해졌다.
- 코로나 이후 ‘조용한 퇴사’가 늘어나고 있다. '일은 충실히 하되,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다. 사표를 내지는 않았지만, 회사의 평가나 경쟁과는 결별한다.’
- 조직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고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나가야 하며 구체적이고 측정가능한 핵심성과지표를 마련해야 한다.
3. 체리슈머 Born Picky, Cherry-sumers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치의 하락으로 소비 심리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세계경제 전체가 현대판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비용 대비 효용이 뛰어난 것만 쏙쏙 골라 매우 합리적으로 구매하려 한다. 흔히 구매는 하지 않으면서 혜택만 챙겨가는 소비자를 ‘체리피커(cherry picker)'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진일보하여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알뜰소비 전략을 펼치는 소비자를 ‘체리슈머(cherry-sumer)'라고 명명한다. 불경기에 '짠테크' 소비가 확산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셈에 능한 요즘 소비자들이 나누하며고 쪼개는 실속소비는 과거의 불황 때와는 사뭇 다르다. 체리슈머는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딱 맞춰 구매하는 '조각 전략'으로 실속을 챙기고, 함께 모여 소비하는 '반반 전략'으로 절약을 도모한다. 그리고 '말랑 전략'으로 유연한 계약을 찾으며 리스크를 줄인다.
체리슈머의 등장이 최근의 경제 악화에 기인하는 것은 맞지만, 1인 가구의 증가로 작고 유연한 소비를 선호하게 되는 구조적 변화이자 앞으로 계속 발전해나갈 추세적 변화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똑똑하고 창의적인 MZ세대들의 성향이 체리슈머 트렌드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체리슈머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체리슈머를 불황 속에서 꼼수를 부리는 소수의 특이한 소비자로만 바라봤다면, 이제 그 생각을 바꿔야 할 때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전략을 통해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고, 가격대별로 촘촘한 제품군을 마련하여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그때그때 대응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소비자들 역시 실속을 챙기면서도 소비자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매너소비자'의 덕목을 갖춰야 할 것이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큰 어려움에 맞닥뜨리고 있는 가운데, 그 이후를 준비하는 변신의 계기를 모색할 시점이 다가왔다.
-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이자 똑똑하고 창의적인 MZ 세대들은 그 어떤 세대보다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즐긴다.
4. 인덱스 관계 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지인과 연락하던 시절은 가고,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시대가 왔다. 수단이 본질을 바꾼다. 소통의 매체가 진화하면서 관계 맺기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소수의 친구들과 진한 우정을 쌓아가는 것이 예전의 '관계 맺기'라면, 요즘의 관계 맺기는 목적 기반으로 형성된 수많은 인간관계에 각종 색인(index)을 뗐다 붙였다 하며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관계 관리'에 가깝다. 이제 현대인의 인간관계는 "친하다/안 친하다"의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다. 선망하는 '인친'-함께 덕질하는 '트친'-최신 뉴스를 알려주는 '페친'-동네에서 만나는 '실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다. 이렇듯 요즘 인간관계는 여러 인덱스를 붙여 관리 되는 형태를 띤다는 점에 착안해 '인덱스 관계(Index Relationship)'라고 이름 붙이고자 한다.
인덱스 관계는 1) 만들기, 2) 분류하기, 3) 관리하기의 3단계로 나뉜다. 먼저 관계 만들기는 과거처럼 학연·지연 같은 인연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거나 혹은 완전히 우연에 기대는 '랜덤' 방식으로 형성된다. 둘째, 이렇게 관계를 만들고 나면 그 친분을 분류한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한 만큼 그 관계의 친소도 매우 복잡하다. 다시 말해 관계의 중요도가 다차원적으로 구성되면서 관계의 '밀도'보다 '스펙트럼'이 중요해졌다. 마지막은 관계를 관리하는 단계다. 분류된 관계에 붙여진 인덱스를 뗐다 붙였다 하기를 반복하며 관리해나간다.
개인주의화되는 '나노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사회생활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가운데 관계 맺기의 양상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간사에서 가장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인간관계'가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고 있다. 이제 문제는 다양한 인덱스 관계가 사람들의 사이를 가로지르는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더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느냐다.
- 목적이 관계보다 우선한다. 많은 사람과 얕고 넓은 관계를 맺기보다는 친밀함과 신뢰도가 높은 소수의 관계를 맺는 것이 행복감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 자기중심성이 강조되는 시대이기에 자신이 선택하고 끊을 수 있는 관계를 선호한다. 보안과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5. 뉴디맨드 전략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
어떻게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는 모든 비즈니스에 숙명처럼 주어지는 질문이다.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품과잉의 시대'에 고객이 지갑마저 닫는 지금 같은 불황기에는 그 해답이 더욱 절실하다. 그러나 아무리 상품이 과잉이고 경기가 나쁘다고 해도,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에 소비자는 솔깃해지고 허를 찌르는 참신함 앞에서 지갑을 연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제품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상향 표준화되는 시장 상황에도 불가항력적인 수요를 만들어내는 수요 창출 전략을 ‘뉴디맨드(New Demand)' 전략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방법론을 가리킨다.
수요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 발생 상황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사용하고 있던 제품을 바꾸는 '교체수요'이고, 다른 하나는 가지고 있지 않던 제품을 구매하는 '신규수요'다. 이때 각 유형별로 뉴디맨드 전략을 펼치는 방식이 다르다. 교체수요는 1) 업그레이드하기, 2) 컨셉 덧입히기, 3) 지불 방식 바꾸기를 통해, 신규수요는 1) 전에 없던 상품, 2) 새로운 카테고리의 상품, 3) 마이크로 세그먼테이션에 기반한 상품을 통해 창출할 수 있다.
소비자가 열광하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의도적으로 궤도를 이탈하여 최대한 이질적인 것과 부딪히며 집요하리만큼 파고들고, 전복적 사고로 무장하며 훈련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독창적이고 앞선 기술이 적용된 상품이라 할지라도, 소비자지향적 관점에서 출발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답은 항상 고객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 아이폰의 iOS냐 삼성의 안드로이드냐에 따라 사용하는 앱 생태계가 달라지므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잡아둘(Lock-in) 필요가 있다. 캠퍼스 사역을 통해서 우리의 대상을 잡아둘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라.
- 기술 혁신은'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구분된다. 파괴적 혁신 기술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한다. 우리들의 사역가운데 혁신 기술이 있는가? 기존의 패러다임을 뛰어넘기 위한 어떤 시도들을 하고 있는가? / 의도적으로 궤도를 이탈하여 최대한 이질적인 것과 부딪히며 집요하리만큼 파고들고, 전복적 사고로 무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술과 브랜드와 상품을 재정의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
6. 디깅모멘텀 Thorough Enjoyment: 'Digging Momentum'
단순한 취미라고 부르기에 부족할 정도로, 'ᄋᄋ에 진심인 사람'이 늘고 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괴짜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본인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몰두의 대상이 다소 특이하고 그 몰입의 정도가 꽤 깊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현실도피적이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시간과 돈과 열정을 투자하며 누구보다도 삶에 열심이다. 이처럼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디깅모멘텀(Digging Momentum)'이라고 지칭하고자 한다. 디깅모멘텀은 단지 취미 생활에 대한 트렌드가 아니다. '멀티 페르소나' 시대에 '찐자아를 찾으려는 열정 가득한 노력이자, 코로나 사태와 불경기 속에서 흔들리는 실존적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행복전환점을 찾으려는 삶의 매진이다.
디깅은 크게 세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1) 몰입하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 컨셉에 열중하는 컨셉형, 2)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몰두의 정도를 높이는 관계형, 3) 특정 물건이나 경험의 수집을 통해 만족과 과시를 추구하는 수집형이 있다. 디깅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엔터테인먼트·콘텐츠·취미·키덜트(kid+adult)등 관련 산업도 함께 크고 있다. 나아가 디깅러들의 ‘입소문힘(viral power)'이 강해지면서 일반 산업에서도 이들의 마케팅적 역할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특히 순발력, 마이너 감성의 주류화,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 수 있는 매체 전략 등의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디깅이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될지, 자아에 대한 치열한 몰입이 될지 명확한 선을 긋기는 어렵지만, 일상과 디깅을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핵심은 성장이다. 자기 성장이라는 큰 지향점 아래에서 삶과 적절히 어우러질 때, '디깅'은 행복한 인생을 위한 진정한 발돋움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가 느끼는 행복도는 이미 가지고 있는 유전적 기질, 주어진 외부 환경과 더불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율성의 합으로 결정된다. 고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자율성을 높이는 것, 즉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인간의 행복은 마음속에 관심있는 대상이 존재하는 상태이며 그 대상을 향해 스프링처럼 튀어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됐을 때가 행복한 상태’이다.
7. 알파세대가 온다 Jumbly Alpha Generation
태어나 처음 말한 단어가 '엄마'가 아닌 '알렉사'라는 진정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 소비자가 등장하고 있다. 1995~2009년생을 일컫는 Z세대의 다음 세대, 2010년 이후에 태어나 13세 이하인, 초등학교 6학년보다 어린 '알파세대'가 바로 그 주인공이 다. X-Y-Z를 잇는 알파벳이 없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알파세대라고 명명했는데, A 가 아니라 '알파'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의미심장하다. 이는 단순히 2세대의 다음 세대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탄생을 은유한다. 알파세대는 신세대의 기수인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 부모에게서 태어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길러졌으며, 코로나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자라고 있다.
알파세대는 저마다의 매력을 존중하고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지닌다. 자기중심성이 강해 '제일 중요한 것은 나'라고 믿는 까닭에 모두가 스스로를 셀러브리티이자 아키텍트라고 여긴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틱톡'을 주요 SNS로 활용하고, '국영수코'로 불리는 코딩 학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더불어 '머니러시' 트렌드를 따르는 '자본주의 키즈'의 후예답게 소비와 투자를 아우르는 경제 교육을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팬데믹 이후 오프 라인 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줌'을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으나 온라인에서 해소되지 않는 오프라인에서의 실제 활동에 대한 갈증도 크다.
이전 세대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이 편리한 디지털 환경에서 풍족하게 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알파세대지만, 정작 "그들이 행복한가?” 하는 것은 이와 별개의 문제다. 이들의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이며, 디지털 격차로 일컬어지는 양극화 문제 역시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 어린 세대의 행복에 부모와 학교와 사회 전체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알파세대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다.
- 틱톡, 로블록스, 다이소-인생네컷-마라탕-버블티
- 알파세대는 자기중심성이 매우 높고 남들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정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8. 선제적 대응기술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
돌도끼부터 인공지능까지, 인류는 기술 발달에 힘입어 차츰 쾌적한 삶을 누려왔다. 기술은 사람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지만, 지금까지는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이용자가 자신의 필요에 맞춰 조작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기술이 이용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파악해 미리 제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고객의 사용 흐름을 읽어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술, 나아가 고객이 필요를 표현하기 전에 고객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필요를 깨닫기도 전에 먼저 솔루션을 제공해 불편함을 해소시켜주는 기술을 '선제적 대응기술(Proactive Technology)'이라고 명명한다. 고객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맥락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선제적 대응기술은 이미 소비자의 일상에 광범위하게 스며들어 하루하루 적용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와 상호작용할 때의 주도성 (proactiveness)을 기준으로 그 적용 수준을 1) 고객의 사전적 대응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 2) 사용자의 맥락에 따라 기능이 자동적으로 맞춤 조정되는 단계, 3) 사용자의 필요를 예측해 해당 기능을 수행하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특히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선제적 대응기술의 적극적인 확산이 기대된다. 소비자가 환호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기술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고객의 행동을 분석해 데이터로 축적하고, 그로부터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추출한 후, 타이밍에 맞는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선제적 도움을 주는 제품을 개발하려면 소비자행동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도 필요하다. 소비자가 모르는 욕구를 먼저 파악하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상상력을 누가 먼저, 더 적합하게 발휘하느냐가 선제적 대응기술 경쟁력의 승부처가 될 것이다.
- 맞춤형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이해와 기술이 절대적이다. 일괄적인 방식의 훈련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대상의 수준이나 상황, 환경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사역자의 능력이 중요하다.
9. 공간력 Magic of Real Spaces
공간의 힘을 다시 보라. 작은 개인 블로그부터 거대한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가상공간이 세상을 호령하는 시대지만, 가상의 영토가 넓어질수록 실제공간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흔히 가상공간을 온라인, 현실공간을 오프라인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실제공간은 단지 온라인의 상대 개념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근본적인 토대이자 터전이다. 자기만의 매력으로 무장한 실제공간에는 아무리 정교한 가상공간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공간의 힘을 '공간력'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공간력은 1) 공간 자체의 힘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력', 2) 가상의 공간과 연계되어 효율성을 강화하는 '연계력', 3) 메타버스와의 융합을 통해 그 지평을 넓히는 ‘확장력'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공간의 인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1) 매장을 더 크거나 작게 하며 마치 중력처럼 고객을 끌어당겨 고객과의 거리를 최대로 가깝게 하는 방법, 2)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느끼게 하는 방법, 3) 지역 주민의 교류와 공감의 마당이 되게 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공간의 연계력을 높이려면 각종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1)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2) 상품이 고객에게 이르는 퍼스트마일-미들마일-라스트마일-엑스트라마일의 전 단계에서 서비스 속도를 향상시키며, 3) 매장내 고객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로서의 리테일'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공간의 확장력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제 가상공간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유통의 공간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고객의 입소문을 유도하는 매체의 역할도 수행한다. 엔데믹 시대에 펼쳐질 공간의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테마파크와 같은 궁극의 경험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 공간은 사람을 이끌고, 머물게 하고, 느끼게 한다.
- ‘일상이란 죽음으로 가는 지루한 통로’(자크 라캉)이며 지루함을 돌파할 수 있는 것은 비일상성으로 일상에서 볼 수 없는 환상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일상속에서 영원을 바라보게 하기 위해서는??
10. 네버랜드 신드롬 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
최근 한국 사회에서 나이보다 어리게 사는 것이 하나의 미덕이 되고 있다. 영원히 아이의 모습으로 사는 피터팬과 그 친구들이 사는 곳, '네버랜드'의 이름을 따서 우리 사회에 나이 들기를 거부하는 피터팬들이 많아지는 트렌드를 '네버랜드 신드롬'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네버랜드 신드롬은 1) 공주세트나 포켓몬빵 같은 아이템을 구매하는 등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2) 외모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승진을 마다하면서까지 현 상태에서 더 나이 들지 않으려 하며, 3) 아이들처럼 쉽고 재밌고 명랑하게 노는 것을 좋아하는, 세 유형으로 나뉜다. 우리 사회의 유년화는 단지 일부의 취향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사고방식(way of thinking)', 나아가 ‘생활양식(modus vivendi)'이 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확산을 미래가 불안정하고 힘든 상황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으며 위안을 얻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동반하게 된 생애주기의 구조적 변화에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되면서 청춘의 기간이 길어진 가운데, 생애과정이 다양화되며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네버랜드 신드롬은 사회 전체가 유아화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낳는다. 자기중심적인 주장만 강요한다든지, 생명이 없는 캐릭터에 집착한다든지, 문제 발생의 원인을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나 정부의 탓으로 돌린다든지, 자기 취향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등의 행동은 아동기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청년의 활기는 극대화하면서도 유아적 미성숙의 징후를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네버랜드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 유아적이고 무책임한 자기중심주의가 아닌 청년의 신선함과 발랄함을 가슴에 품을 수 있을 때, 우리 개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의 진정한 성숙이 가능할 것이다.
- ‘청춘이라는 나라가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미 오래전 잃어버린 그 나라의 명예시민이 되고자 한다. 40대, 50대, 심지어 60대도 자기는 아직 청춘인 것 같다고 말한다.’(파스칼 브뤼크네르)
- 어떻게 어린이 같은 삶의 경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경험의 지혜를 일생을 통해 켜켜이 쌓아 올려갈 수 있을까? / 청년 대학생만이 아니라 동문들에게 여전히 네버랜드(죠이어)의 삶을 꿈꾸고 살아가게 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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