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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의 길(이정동, 지식노마드)

 

이 책은 ‘축적의 시간’의 후속편이다. 축적의 시간에서 26명의 서울대 교수들이 각 산업의 분야를 자기의 관점에서 진단했다면 이 ‘축적의 길’에서는 이 다양한 내용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산업계의 위기를 ‘개념설계 능력의 부재’로 진단한다. 한국은 진정한 의미에서 중간소득의 함정을 돌파한 유일한 나라이다. 그런데 지금 정체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마치 우주로 로켓을 발사할 때 중력을 돌파하여 대기권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엄청난 힘이 필요한데 1차 추진체에서 이를 제공한다. 하지만 대기권을 돌파하고나서는 이 추진체는 분리하고 2차로켓을 점화하여 순항해 나가야 하는데 한국은 1차로켓의 분리에 실패하고 이어 2차로켓의 점화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세계의 최빈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면서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갔지만 이는 선진국의 기술을 벤치마킹하는 것이었고 이제 진정한 의미의 기술선진국이 되려면 원천 기술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설계 능력의 부족이 우리의 문제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시행착오의 축적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축적의 전략 : 축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축적의 진략 1. 축적의 경험을 담는 궁극의 그릇, 고수를 키워라. 

축적의 전략 2. 아이디어는 흔하다.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축적의 전략 3. 새항착오를 뒷받침할 제조현장을 키워라. 

축적의 전략 4. 고독한 천재가 아니라 사회적 축적을 꾀하라. 

축적의 전략 5. 중국의 경쟁력 비밀을 이해하고 이용하라. 

 

개념설계 역량이 가진 특성을 고려할때 변화를 위한 핵심 열쇠 네가지. 

첫째, 고수의 시대(축적의 형태)

둘째, 스몰베팅 스켕일업 전략(축적의 전략)

셋째, 위험공유 사회(축적지향의 사회시스템)

넷째, 축적지향의 리더십(축적지향의 문화)

 

 

한국 산업계가 직면한 문제의 핵심에는 ‘개념설계 역량의 부재’가 있었다. 이는 시행착오를 꾸준히 축적해 나가지 않으면 얻을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산업계는 단기간의 발전에 천착한 나머지 시행착오를 통한 꾸준한 축적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애써 무시했기에 현재의 위기가 초래된 것이다. 14

 

1장. 고도상승을 멈춘 로켓

중간소득함정(Middle income trap)은 한국가의 경제가 가난한 상태를 벗어나 성공적으로 경제개발을 시작하더라도 중간소득 수준에 이르면 이상하게도 성장이 서서히 멈추는 현상을 말한다. 

 

중간소득함정을 돌파한 13개국: 모리셔스, 적도기니, 홍콩, 싱가포르,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푸에르토리코, 대만, 이스라엘, 일본, 한국

이중 진정한 의미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이를 돌파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식어가는 성장엔진

경기침체의 이유는 첫째로 뉴노멀 시대(경제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은 높아지고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대외경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 두번째로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셋째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내부 구조 문제, 넷째로 도전의식/기업가정신의 쇠퇴이다. 

 

1단 엔진 분리 실패와 2단 엔진 점화 실패

 

2장. 한국 산업의 위기 : 개념설계 역량이 없다. 

건축에는 크게 설계-구매-시공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이를 좀더 단순화 하면 개념설계-실행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제품의 개념을 최초로 정의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앞 단계의 밑그림 그리는 부분을 개념설계(Concept Design)라고 하고 밑그림대로 시행한다는 의미에서 뒤의 단계를 실행(Implementation)이라고 한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은 전형적인 개념설계와 실행이 완전히 분리된 사례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개념설계’하면 대만의 폭스콘이라는 기업이 ‘실행’을 통해서 생산한다. 

 

개념설계는 설계회사만이 하는 일이 아니다. 그 누구라도,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도 새로운 밑그림을 제시할 수 있다면 개념설계를 하는 것이다. (기술혁신, 새로운 초고층빌딩의 설계, 새로운 휴대폰 기능의 고안,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제안, 혁신적인 기업은 개념설계를 제시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챔피언 기업은 새로운 개념설계를 제시하면서 사실상 비즈니스 혹은 산업을 새롭게 정의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새로운 산업을 스스로 창출하고 스스로 독점사업자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합형 개념설계가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꿈꾼다면(자율주행차-자동차와 컴퓨터 인터넷의 결합) 누적형 개념설계는 남들이 쫓아오지 못할 경지의 높은 품질 수준이 목표이다.(반도체, 합금, 소프트웨어)

 

지금까지 하던 일을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가 더 악화될 따름이다. 톱날이 무뎌져서 톱질이 신통치 않을 때는 더 열심히 톱질할 것이 아니라 톱날을 새 것으로 갈아야 한다. 

 

첫째, 한국산업계는 실행 역량은 강하지만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 

둘째, 개념설계 역량을 얻으려면 도전적 시행착오 경험을 꾸준히 축적해야 한다. 그래서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축적의 진략 1. 축적의 경험을 담는 궁극의 그릇, 고수를 키워라. 

축적의 전략 2. 아이디어는 흔하다.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축적의 전략 3. 새항착오를 뒷받침할 제조현장을 키워라. 

축적의 전략 4. 고독한 천재가 아니라 사회적 축적을 꾀하라. 

축적의 전략 5. 중국의 경쟁력 비밀을 이해하고 이용하라. 

 

파트 2. 축적의 전략 : 축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3장. 축적의 전략 1. 시행 착오 경험을 담는 궁극의 그릇, 고수를 키워라. 

생활의 달인(반복경험학습)과 개념설계 엔지니어(설계경험학습)의 차이 : 매번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접해서 문제의 핵심을 재빨리 분석하고 유사경험을 더 폭넓게 활용하고 보다 창의적이고 차별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이 있느냐이다. 

 

위그노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인 영국과 독일은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가게 된 반면, 종교와 이념을 문제삼아 위그노들을 쫓아낸 프랑스는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결정적으로 뒤처지게 되었다.

 

글로벌화된 시대, 연결망의 시대, 구글링하면 모든 것을 클릭 몇 번으로 알아낼 수 있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특정한 물리적 위치에 창의적인 사람들이 더 모이는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가 많이 공유되면 될수록, 그런 형식지 형태의 지식은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창의 적인 시행착오의 경험은 암묵지로서 더욱 희소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개념설계 역량을 가진 기업을 인수합병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창의적 시행착오의 흉터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확보하고 대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4장. 축적의 전략 2. 아이디어는 흔하다,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스케일업, 아이디어를 혁신으로 완성하는 힘. 

굴러다니는 아이디어를 캐치해서 실제로 제품에 적용해서 상용화하기까지의 스케일업 과정이 필요하다. 기가막힌 아이디어와 발명이 손에 잡히는 혁신의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 스케일업 과정이 필요하다. 

 

구글이나 픽사와 같은 회사들의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은 엄청난 시행착오의 축적의 결과이다. 

  • 개구리 왕자의 이야기 : 공주의 입맞춤(모든 개구리에게 입맞춤 하는 끈기), 인디언 기우제

  • 후지 필름의 부활, 바이엘과 합병한 몬산토 : 변하려면 변하지 말아야 한다. 

 

블루오션을 찾아다니며 스케일업이 되기도 전에 단기적인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업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수준의 시행착오를 꾸준히 축적해야 한다. 결국 축적의 길은 빠른 대응이 아니라 집요한 버팀이 중요하다. 

 

5장. 축적의 전략 3. 시행착오를 뒷받침할 제조현장을 키워라. 

생산 혹은 제조활동은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머릿속에만 있던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가 그 물리적 생명을 얻는 따끈따끈한 모태이다. 이런 의미에서 ‘제조업이 없으면 혁신도 없다’라는 구호가 미국안에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회사들이 가스발전소의 핵심부품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행사하는데 그 힘의 원천은 바로 터빈을 직접 만드는 현장의 경쟁력에서 나온다. 

 

제조역량이 고도로 성숙한 상태, 즉 메뉴팩처링 엑셀런시(Manufacturing Excellency)를 갖추지 못한 회사는 개념설계를 할 수 없다. 

 

6장. 축적의 전략 4. 고독한 천재는 없다. 사회적 축적을 꾀하라. 

최첨단의 기술도 과거로 돌아가면 사용할 수가 없다. 이를 뒷받침할 설비나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당대 사회가 축적한 지식과 경험의 수준에 적합한 수준으로만 무언가를 할 수 있는것이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풍력발전기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재활용 로켓 발사 시스템을 만들어낸 차이는 바로 주변에 동원가능한 축적된 시직과 경험이 얼마나 되느냐이다. 혁신은 조합이다. 따라서 어떤 조합의 재료들이 있느냐에 따라 나오는 결과들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라이트형제는 자전거포를 운영했던 초절정 자전거 전문가였다. 

유투브나 스카이프의 아이디어는 다른이들도 생각한 것이었지만 전송속도와 압축기술이라는 보완적 자신이 충분히 성숙하고 나서야 비로소 성공하게 되었다. 

기술 선진국이란 이런 혁신을 위한 보완적 지식이 고도로 발달되어 있고 축적된 경험이 모여있는 곳이다. 

 

혁신은 묵은 별빛이다. 

 

7장. 축적의 전략 5. 중국의 경쟁력 비밀을 이해하고 이용하라. 

중국은 전통적인 산업발전의 순서를 무시하고 단계를 생략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보통신 인프라의 경우 유선 전화, 무선 전화, 인터넷 데이터 통신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바로 인터넷부터 시작했다. 

 

중국은 공간의 힘으로 축적의 시간을 압축한다. 중국은 후발주자로서 경험을 축적할 시간은 짧았지만 반대로 짧은 시간에 그 어떤 나라도 경험해보지 못할 정도로 많은 시행착오의 양을 축적했다. 

 

전통의 기술 선진국들이 1년에 1번씩 100년에 걸쳐 100번의 시행착오를 축족해왔다면 중국은 1년에 10번씩 10년만에 100번의 시행착오를 축적하고 있다. 

 

3부. 축적에서 길을 찾다. 

8장. 성장 정체의 진정한 원인

 

국가적으로 빈손에서 실행 역량을 갖춘 중진국이 되기 까지, 또 실행 역량만 있는 상태에서 개념설계 역량 중심의 선진국이 되기 까지 사이 사이에 거대한 국가적 암전이 있다. 그러나 암전은 누군가 손뼉을 한번 치면 찰나의 순간에 마술처럼 모든 것이 바뀌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 연극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변화에 동참해야 가능한 일이다. 누구는 의자와 책상을 들고 나와야 하고 배우는 옷을 갈아입고 대본을 보며 다음 대사를 준비하고 조명기사와 연출도 각자 맡은 역할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 

 

실행이 중심일 때는 ‘어떻게’하면 되는지가 관심사이지만 개념설계를 할 때는 ‘왜’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실행의 측면에서는 효율성이 강조됨으로 실패를 했을 때 일벌백계의 태도가 필요하지만 개념설계의 측면에서는 차별성이 중요함으로 도전적 과제를 할 때 시행착오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통해서 이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패스트 팔로워를 벗어나 이제 퍼스트 무버로 탈바꿈하는 과정속에 있다. 

 

9장. ‘메이드인 코리아’, 반 잔의 물

실행 역량 확보의 성공요인은 자본재 구입, 제조업, 수출이다. 

한국은 외국인 직접투자 방식이 아니라 외국에서 돈을 빌려 설비와 장비를 직접 구입해서 설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동차 엔진, 반도체 산업, 조선 산업, 통신 산업의 발전,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자본집중적이고 중후장대한 산업이며 대기업 주도하에 나타난 개념설계 성공사례이다. 이 오래전의 성공적 도전의 결과 덕분에 지금도 우리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데 최근 이런 개념설계에 도전하는 일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개념설계 도전의 성공요인은 도전, 네트워킹, 시행착오의 축적이다. 알파 엔진의 개발을 예로 들면 국내 산업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 엔진 개발을 선언하고 해외 여러 경험을 축적한 기업과 전문가들과 연결하고 10년간의 수없는 시행착오를 축적해나갔다. 

 

국내글로벌 대기업들은 새로운 개념설계에 도전하기 위해서 해외 유수의 챔피언 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다. 당연한 결과인데 이로 인해서 국내의 기업에 투자할 여분이 사라지고 국내 기업들의 혁신 역량이 글로벌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네거티브 형태의 규제체제(이것 빼고는 하고 싶은 대로 하라)를 선택할 것인지 포지티브형 규제체제(이것 빼고는 아무것도 하지마라)를 선택할 것인가? 

 

한국은 현재 도전적 시도와 시행착오의 축적을 가로막는 루틴들이 가득하다. 지금까지 충실한 실행 중심으로 교육, 금융, 정 책, 문화등의 모든 퍼즐들이 맞춰진것 같다. 그래서 어느 한 곳에서 변화를 꾀하고자 해도 나머지 퍼즐과 맞대고 있는 모서리의 귀퉁이가 맞지 않는다. 

 

10장. 기술 선진국의 비전과 축적의 길

기술 선진국의 특성 다섯 가지

첫째, 다양한 분야에서 시행착오를 축적한 고수들이 많다. 

둘째, 다양하고 탐색적인 도전을 많이 하면서, 꾸준히 아이디어를 키워나가는 스케일업 전략이 몸에 배어 있다. 

셋째, 도전적 시도를 실험해 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현장이 있다. 

넷째, 사회 곳곳에 축적된 시행 착오의 경험이 존재하고, 이들이 활발하게 조합될 수 있는 개방적 네트워크가 잘 발달되어 있다. 

다섯째, 시행착오의 위험을 공유하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과 시행착오를 장려하는 문화가 뒷받침되어 있다. 

 

개념설계 역량이 가진 특성을 고려할때 변화를 위한 핵심 열쇠 네가지. 

첫째, 고수의 시대(축적의 형태)

둘째, 스몰베팅 스켕일업 전략(축적의 전략)

셋째, 위험공유 사회(축적지향의 사회시스템)

넷째, 축적지향의 리더십(축적지향의 문화)

 

열쇠1. 고수의 시대

회사나 기관의 경우 시간이 지나 과장, 부장,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과정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 아니라 관리자를 양산해낸다. 순환보직 시스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념설계란 속성상 시행착오의 경험을 온몸으로 축적한 고수가 절박한 심정으로 문제풀이에 매달려 만들어내는 것이다. 

고수를 키우지 않는 조직환경에서는 단지 나이가 많고, 근무연차가 높고, 그분야에 오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대우받고자 하는 문화가 생긴다. 도전하지 않으면서 연차가 올라가면 축적이 아니라 도리어 퇴적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젊은 고수는 자랄 수 없다. 

기업은 CEO가 CTO의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국가 정책 특히 교육의 차원에서는 교과서로 굳어진 지식을 전수하는 형태의 ‘교육’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평생 도전하고 스스로 축적해나가는 ‘학습’이라는 개념을 전면적으로 채택해야 한다. 사회문화적으로는 고수, 괴짜, 능력자, 덕후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열쇠2. 스몰베팅 스케일업 전략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1995년 스탠포드 조별 프로젝트로 벤처를 시작해서 2016년 시가총액 1위 회사가 된다.(구글)

하나의 개념설계가 탄생하는 과정은 여러번 소총을 쏘면서 매번 쏠때마다 과녁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체크한 다음, 쏘는 방향을 조금씩 조정한 후 다시 쏘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과녁에 접근해가는 것과 같다, 

한국의 경우 벤치마킹을 바탕으로 성공가능성이 높은 분야와 아이템을 신중하게 선택한후 여기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왔다. 이 결과 단기적, 가시적 성과를 선호하게 되고 너무 많은 것을 걸었기 때문에 실 패의 비용이 커져서 자연스럽게 시행착오를 용인하기 어려운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다. 이제 한국은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다수의 작은 탐색적 과제에서 시작해서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스케일업해나가는 지속적 스몰베팅 전략으로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열쇠3. 위험공유 사회

기술선진국일 수록 도전적 혁신의 시도를 지원하는 공공정책 메커니즘이 잘 발달되어 있다. 시행착오의 위험을 개인 기업가가 모두 감수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담을 여러 사람들이 같이 나누어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한국산업계는 혁신의 관점에서 위험공유사회가 아니라 위험회피 혹은 위험전가 사회이다. 

이를 위해 금융시스템의 혁신과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열쇠4. 축적지향의 리더십

강 건너에 먹음직스러운 푸른 초원이 있다. 여기로 가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하는데 그 강에는 무서운 악어가 도사리고 있다. 두마리의 얼룩말이 지금 위치에 머물러 있으면 둘이 먹기에는 배가 고프다. 건너편에는 둘이 충분이 먹을 만큼의 싱싱한 풀들이 있다. 둘이 동시에 첨벙첨벙하며 뛰어들면 악어가 놀라서 도망가겠지만 혼자서 건너다가는 악어의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 친구 얼룩말이 건나다가 악어에게 잡히면 싱싱하지는 않지만 이쪽에서 혼자 풀을 먹을 수 있다. 건널까 말까? 

실패의 위험이 가득한 새로운 개념설계에 도전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의 의사결정을 앞에 두고 기업가는 혼자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경쟁회사와 납품을 주고 받는 회사가 있고 은행과 정부가 있다. 나만 혼자 혁신에 도전하다가는 모든 위험을 떠안게 된다. 그래서 안전하게 머물자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결과 사회는 혁신없는 정체의 늪으로 급속하게 빠져들어가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구성원들이 상호신뢰를 가지고 충분히 의사소통을 통해 협의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법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제3자가 나서서 모두에게 바람직한 선택의 결과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공동의 행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아가는 것이다. 

한국의 산업사회에서 리더십의 위험기피 현상과 단기성과주의의 문제가 심각하다. 또한 리더십의 재임기간이 짧아 멀리보고 나무를 심는 형태의 사역을 하기가 어렵다. 지금까지는 선진의 개념설계를 도입해서 충실히 실행하는 과정으로 성과를 냈다면 이제는 새로운 개념설계에 도전하고 오래도록 꾸준하게 시행착오를 축적해나가는 리더십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작은 프로젝트별로 의사결정을 독립시켜 소신있게 책임지는 리더들이 많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실패를 자산화하는 과정을 중요한 업무 프로세스로 정착시켜나가야 한다. 축적이 특별히 중요한 조직인 경우 순환보직형 리더가 아니라 임기가 긴 리더가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기시감(데자뷔)의 반대말은 미시감(자메뷔)이다. 이는 늘 익숙하게 반복되던 일이었는데 갑자기 처음 접하는 일처럼 생경하고 낯설게 느껴지 때를 말한다. 지금 한국의 산업계는 전례없는 미시감을 경험하고 있다. 기존에 하던대로 기민하게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저성장시대이니 야근을 밥먹듯하며 더 열심히 대책을 마련하고 돌파를 외치고 있는데 점점 더 두 다리는 깊이 깊이 모래속에 빠지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처럼 경계를 허무는 융합적 기술혁신이 불끝에 횃불을 매단 소처럼 미친듯이 달려들고, 굼뜨고 낡은 화물차인줄 알았던 중국이라는 거대한 트레일러가 최신 엔진으로 무장한 채 바로 뒤에서 길을 비키라고 빵빵거리고 있다. 그간 너무 익숙해져서 편안하기 그지없던 자세로 운전을 하던 운전자가 갑자기 낯선 길과 처음 보는 풍경을 만나 화들짝 놀라 갈팡질팡하고 땀흘리는 중이다. 축적의 길을 나서는 우리의 첫걸음은 우리를 눈부신 성공으로 이끈 바로 그 관행과 결별하는 쉽지 않은 일에서 시작된다. 

‘벼룩 길들이기’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을 깨뜨리기 위해서 상상과 희망을 가지고 뛰어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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