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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반페미니즘 전사들의 탄생(천관율)

앞선 조사 결과 ‘권력이 남성을 차별한다는 인식’이 현상의 핵심이다. 20대 남자의 인식 세계에서 남성은 약자다. 능력은 남자가 뛰어나지만 권력이 남성을 차별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앞서 ‘남성 차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표 1-1-2)라고 생각하는 20대 남자는 30.5%인데 반하여 30세 이상 남자는 8.2%에 그친다. 남성 안에서도 22.3%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본 조사의 백미에 해당하는 부분은 바로 20대 남자들 중에 ‘반페미니즘 정체성 집단’ 25.9%가 어떻게 나왔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아래의 질문에 대한 응답을 통해 나왔다. 

위 여섯개의 문항중에 1-3번 문항에 대해 전혀 동의 안함, 4-6번 문항에 대해서 매우 동의를 표시한 20대 남자들의 비율이 25.9%에 해당한다. 이들은 -12점에 해당하는 확고한 페미니즘 반대자로 본 주제에서 주목하는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 집단’이다. 

 

 

표 2-2-3은 페미니즘 찬반 지수 분포를 나타내는데 -12점의 확고한 반대자가 20대 남자에서는 25.9%. 30대 이상에서는 7.7%에 해당한다. 이는 대부분의 모든 설문에서 젠더와 권력이 결합된 질문에 대해서 30대 이상의 남자들과 20%정도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25.9%는 거의 1/4에 해당되는 규모로 20대 남자들중에 4명중 1명은 이런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래 집단에서 자신의 견해와 같은 대상들을 쉽게 찾을 수 있기에 서로 같은 의견을 주고 받으며 더욱 강화되게 된다. 강한 반대자의 비율까지 포함하면 58.6%로 10명중 6명과는 반페미니즘적인 대화를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규모이다. 반면 예상과는 다르게 +12에 해당하는 집단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20대 남자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 이들이 공정성에 유난히 민감하고 불공정에 대해 반대하는 성향이 크며 경쟁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20대 남자만이 가지는 특징은 아니다. ‘경쟁의 결과에 대한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라는 질문(표 2-3-1)에 동의하지 않는 응답은 전체 평균 71.9%인데 20대 남자는 65.1%로 도리어 낮다. 객관식에 대한 질문이나 경쟁에 대한 태도를 묻는 질문도 평균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말하자면 공정과 경쟁은 차이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젠더 이슈가 포함되면 그 답변은 달라진다. 

 

 

‘기성세대가 절은 세대의 기회를 빼앗고 있는가, 열어주고 있는가’라는 질문(표 2-4-2)에 대해서 20대 남자는 59.5%가 기회를 빼앗고 있다라고 응답한다. 난민 수용에 대한 질문은 20대 남자와 20대 여자가 공히 다른 세대에 비해서 반대하는 비중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저성장과 기회 축소로 인한 불안이 20대 남자 현상의 토대가 된 것이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하나’, ‘결혼을 하면 사회적 성취를 이루기 어렵다’, ‘자녀를 가지면 사회적 성취를 이루기 어렵다’라는 젠더 이슈만으로는 찬반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을 꾸리는 것은 여성에게 더 유리하다’라는 질문에서 젠더 문제와 권력의 문제가 동시에 들어가자 신념형 20대 남자 집단이 곧바로 반응한다. 이들은 여성에게 유리하다라는 응답에 65.2%가 동의한데 반해 그 외 20대 남자 집단은 45.6%, 20대 여자 집단은 10.9%만 동의했다. 신념형 20대 남자는 ‘딸이 더 살기 좋을 세상’(표 2-5-5)이라는데 66.7%가 동의했다. 

 

 

신념형 20대 남자들의 경우에는 당위적인 정답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남녀 소득이 비슷한 사회가 공정하다’라는 질문(표 2-6-1)에 대해서 58.3%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지는 '한국에서 여성의 소득이 낮은 이유는 성차별 때문이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들은 95.7%가 동의하지 않았다. 나아가 지금 시대는 여성 차별보다 남성 차별이 더 심각하다라는 질문에 대해서 순도 100%의 동의를 보여주었다. 이 결과는 다른 20대 들이나 30세 이상 남자들의 결과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초중고 교육 과정이나 대학입시, 취업 시험에서는 여성이 더 뛰어나지만 취업후 업무 능력에서는 남성이 더욱 뛰어나다라고 응답한다. 

 

공정, 경쟁, 저성장, 기회 축소라는 토양위에 젠더와 권력이 작동함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라고 여기는 20대 남자들의 정체성은 매우 공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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